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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전환을 간과하고 있는 투자자들 (FT)

AlphaSeeker 2024. 1. 12. 22:22

 

거대한 전환을 간과하고 있는 투자자들

 

형세를 읽어내고 균형을 잡는 데 도움이 되는 전문가들의 기고글을 번역해 정리합니다. 아래는 영국의 금융 저널리스트 존 플렌더(John Plender)의 Financial Times 기고글 'Great reversals in markets are now under way' (1/4일)입니다. 존 플렌더는 1981년부터 Financial Times의 칼럼리스트이자 선임 편집 작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출처: Financial Times

 

겉으로 보기에는 이것은 역설입니다. 10월의 시장 참여자들은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은 수준에 있어 중앙은행이 정책금리를 더 오래 유지할 것이라는 우려로 비관론에 휩싸였습니다.

 

12월에는 시장 참여자들은 파월 연준 의장이 예상보다 빠른 금리 인하를 약속하는 듯한 비둘기파적인 발언을 한 덕분에 행복감에 사로잡혔습니다. 그리고 1월에 들어서면서 주식 시장은 불안한 출발을 보였습니다.

 

이러한 극단적인 투자심리 변화를 이해하는 열쇠는 데이터에 의존하는 통화정책의 메커니즘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투자자들은 중앙은행의 수사에 대한 집중적인 분석과 다양한 데이터가 중앙은행의 금리 설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기대에 따라 전략을 끝없이 수정하고 또 수정하게 됩니다.

 

이러한 과거지향적(backward-looking)이고 불안정한 정책 틀 속에서 단기주의(short-termism)는 만연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위험은 시장이 장기적인 펀더멘털을 간과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위험은 특히 장기적인 경제 추세의 반전이 지속해서 이어질 2024년에 더욱 커질 것입니다.

 

최근 인플레이션 하락에 대한 시장의 낙관적인 전망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인 초저금리 시대는 분명히 끝났습니다. 인플레이션이 계속 하락함에 따라 단기 금리는 2024년에 하락할 것입니다. 하지만 장기적인 추세는 또 다른 문제입니다.

 

우선, 양적완화 이후 중앙은행이 대차대조표를 계속해서 축소하겠다는 이야기는 정부의 차입 수요가 최고 수준에 달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앙은행이 공개시장에서 구매력을 철회할 것임을 의미합니다.

 

낮은 실질금리 기반의 정부 부채를 의미하는 '공짜 점심'에 대한 더 광범위한 위협은 1980년대 이후 세계 경제에 영향을 미쳐온 몇 가지 긍정적인 공급 충격이 현재 반전되고 있는 것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중국과 기타 신흥 시장의 부상이 세계 노동 시장에 미친 영향입니다. 이는 노동력 과잉으로 이어져 선진국의 임금을 하락시켰습니다. 그 결과 기업들이 노동력을 자본으로 대체하면서 투자가 감소했고, 이는 금융위기 이후 저조한 생산성을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또 다른 결과는 정체된 물가상승률이었습니다.

 

하지만 팬데믹 이후 노동력의 협상력이 높아졌고, 향후 고령화된 선진국과 중국, 한국에서 노동력이 계속 줄어들면서 협상력은 더욱 높아질 것입니다. 임금의 급등은 이제 기업들이 더 비싼 노동력을 자본으로 대체하도록 부추기고 있습니다.

 

글로벌 공급망과 같은 세계화의 다른 긍정적인 효과도 각 국가 간 지정학적 대립으로 인해 위험에 노출되고 있습니다. 이는 경제적 효율성을 희생하는 대가로 회복력을 추구하는 흐름입니다. 그 와중에 보호무역주의가 부상하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이 '성장'에 암울한 소식입니다.

 

하버드 대학의 케네스 로고프 교수는 인플레이션이 하락하더라도 향후 10년간은 금리가 금융위기 이후 10년보다 더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그는 치솟는 부채 수준, 국방비 지출 증가, 녹색 전환, 소득 재분배에 대한 포퓰리즘적 요구 등의 요인을 꼽습니다. AI와 같은 기술이 이러한 인플레이션 압력을 어느 정도 상쇄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은 남아있지만, 이에 대해 논쟁하기는 어렵습니다.

 

중국이 금융위기 이후처럼 성장과 인플레이션 중 어느 한 쪽에서 구세주가 되어줄 것이라고 기대해서는 안 됩니다. 부동산 시장이 주도했던 중국의 과거 성장 모델은 이제 구조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앞으로 미국의 대중국 수입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초완화적 통화정책의 전환으로 인한 가장 심각한 영향 중 하나는 선진국 기업 부문의 수익성과 재무재표에 대한 것입니다. 연준의 마이클 스몰랸스키(Michael Smolyansky)의 연구에 따르면, 낮은 이자 비용과 법인세율은 1989~2019년 사이 S&P 500 비금융 기업 실질이익 성장의 40% 이상을 설명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매우 큰 수치이며 다른 선진국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질 것입니다. 오늘날의 국가 재정 상황에서는 추가적인 법인세 감면 범위가 미미하고 금리 환경에 과거와 같은 제로금리 수준으로 회귀하지 않을 것이기에, 투자자들은 기업의 이익과 주식 수익률의 장기적인 둔화에 대비해야 합니다.

 

투자자들은 변동성이 커지고, 장기 채권 수익률이 높아지는 어려운 뉴노멀 환경에 직면하게 될 것입니다. 공공부채가 급증하는 상황 아래, 높은 금리는 정부의 차입 비용 상승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중앙은행에 대한 정치적 압력이 심화될 수 있습니다. 한편, 더 이상 초완화적 통화정책 기조가 아닌 환경 아래, 금리와 채권 수익률이 높아지면 금융 시스템에 지속적인 부담이 가해져 인플레이션 통제와 금융 안정이라는 중앙은행의 목표가 잠재적으로 충돌할 수 있습니다. 시장참여자들이 이 모든 문제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지 의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