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한국 배터리 산업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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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고르기 들어간 K-배터리, 2024년은 도전의 해
국내 배터리 업계는 내년에도 성장을 이어가는 동시에 글로벌 영향력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질적 성장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배터리 업계의 양적 성장이 다소 느려진 가운데 LFP 배터리 대응 등 수익 향상을 위한 기술 개발 등 과제도 해결해야 한다.
하반기 들어서 전기차 수요 증가세가 둔화하면서 배터리 수요도 과거와 같은 수요 폭증 현상이 일어나지 않고 있다.
이에 국내 업체를 포함해 배터리 업체와 완성차 업체의 합작 공장 건설이 연기되는 등 배터리 업계는 숨고르기에 들어간 상황이다. 지금까지 벌크 확대에 올인했던 전략을 수정해 수요에 맞는 생산 흐름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기사출처: https://www.mediapen.com/news/view/883820
코멘트: 삼원계 중심의 한국 배터리(2차 전지) 산업은 1.완성차 보조금 축소 2.세계 각국의 ESG 후퇴와 하이브리드 차종의 약진 3.고금리 환경으로 인한 소비자들의 완성차 수요 축소와 저가 라인에서 치고 올라오는 LFP 배터리(잠재적으론 나트륨 배터리)의 약진으로 2024년 더욱 도전적인 환경에 직면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중.
배터리 재활용 생태계 구축을 통한 전기차 잔존가치에 대한 소비자 우려를 덜어냄과 동시에 내연차와 하이브리드 대비 가격 경쟁력 확보 및 ESG의 부활, 그리고 단순 전기차를 넘어 스마트카(SDV; 테슬라의 FSD가 대표적 사례)로서의 입지를 굳혀야 전기차 수요 증가율이 안정적인 성장 궤도로 복귀할 수 있을텐데, 어느 하나도 쉽지 않다고 생각. 또한 완성차 단에서 전기차 수요가 안정되는 상황을 가정하더라도, 중국 외 시장에서 가열되는 중국 배터리 업체들과의 경쟁은 여전히 쉽지 않은 문제.
중국 업체들은 기본적으로 저가형을 중심으로 파이를 확대해나가는 동시에, 기술개발을 통한 제품 성능 향상과 가격 경쟁력을 기반으로 기존 삼원계의 영역이었던 고가 라인을 글로벌리 침식해가는 전략을 펼치는 중. 자국 시장에서 공급과잉과 출혈경쟁에 직면한 중국 배터리 업체들의 글로벌 진출은 이미 시작되었고, 중국의 고성장 시기만을경험해 리스크 회피성향이 낮은 중국 기업 경영진과 IRA 법안 이후의 미국 기업들의 액션을 고려해 봤을 때, 향후 중국 배터리 기업들의 해외 진출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 생각함.
특히 한국 언론에서 잘 못 알고 있는 부분이 IRA 법안인데, 거듭 언급해왔듯이 법안 수립 이후 미국 정부와 기업들의 액션을 고려했을 때 (특히 포드와 CATL 간의 기술 라이센스를 통한 협력 모델과 최근 미중 실무진들 간 소통 채널 확대), IRA 법안은 중국 배터리 기업들에게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법안으로, 사실상 가이드라인만 충족한다면 해외로 나와도 좋다(부분적 허용)는 일종의 조건부 허가서임. 물론 해당 법안의 틀은 미국 기업과 산업에 우호적인 방향으로 설계되어 있음. 앞서 언급했듯(아래 글 참고) 미국은 중요 산업을 자국 영향력 아래 "컨트롤"하길 원하고, 밸류체인 내 자국 파트를 "양성"하여 "확보"하는 것이 목표. 다만 미국 산업정책은 철저하게 자국 중심이며, 동맹국과 파이를 나누는 것도 사실 전체적인 파이를 안정적으로 키우기 위함이지 스스로의 파이를 떼어다 주는 것이 아닐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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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배터리 기업들의 전략은 현재는 LFP 배터리 중심으로 힘을 줘 경제적 파이와 시간을 확보하고, 향후 기술 수준이 올라오면 저가형은 나트륨 배터리를 중심으로, 고가형은 전고체 배터리를 중심으로 밀고 가자는 것. 나트륨 배터리의 경우 이미 시장에 나온지 이미 몇 년 되어 안정화 초입에 있는 것 같고, 전고체 배터리를 다루기 위해선 삼원계 베이스가 필요하기에 BYD, CATL 같은 중국계 메이저 업체들은 LFP M/S가 절대적으로 높음에도 불구 삼원계를 놓지 않고 있음. LFP 배터리 기술 영역에서 CATL보다 빠르게 해당 기술을 구현하고 독자 기술노선을 확보한 BYD의 경우, 이미 LFP 배터리에서 나트륨 배터리 및 전고체 배터리로의 고도화 구상을 전략에 빠르게 녹여내고 있는 모습.
아래(저가)에선 LFP 배터리와 나트륨 배터리를 중심으로 치고 올라오는 모양새, 위(고가)에서는 전고체 배터리의 개발이 지속되며 누르는 모양새인데, 한국 배터리 업체들도 LFP 배터리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전고체 배터리 기술노선과 고성능 삼원계 배터리 개발에 R&D 자금을 지속 투자하며 돌파구를 찾으려는 모습. 성과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음.
다만 그동안 IRA 대응 전략이랍시고 마련한 중국 기업들과의 JV 설립 플랜이 우려되는데, FEOC 기준이 발표된 현재 계약을 갈아엎을 수 있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그게 불가능하고 이미 삽을 뜬 상태라면 한국 기업들에게 향후 막대한 비용을 안겨다 줄 것 같다는 생각. FEOC의 실제 기준 부합 여부를 체크하고 조정하는 비용도 만만찮을 것이고, 중국 기술과 설비가 들어간 JV의 경우 JV 설계상 지배 지표를 25% 이하로 낮추기가 무척 어려울 수 있음. 가능하다 해도 중국 측은 한국 기업에게 라이센스 비용(기술료) 등을 통한 보상을 요구할 것이고, 이는 추가 비용이 들 수 있음을 의미.
완성차 업체와 배터리 업체 간 알력 다툼이 더욱 팽팽해져가는 것도 문제. 최근 GM 측은 LG엔솔에 현지 배터리 합작법인을 통해 받은 첨단 제조 생산 세액공제 보조금(AMPC)의 최대 85%를 배당해달라고 요구하였음(GM의 합작법인 지분율 50% 수준) 산업 간 역학 관계를 고려하면 배터리 업체가 완성차 업체의 요구를 단칼에 거절하기는 쉽지 않을 것. 즉 한국 배터리 기업들의 재무제표가 점점 더 무거워지고 있다고 보고 있음.
일본의 파나소닉도 전기차 배터리에 전사적 집중을 기울일 모양. 파나소닉은 2019년 이후 감시 카메라, 반도체 사업을 정리한 데 이어 최근 오토모티브 주식도 매각하면서 전기차 배터리 생산 확대를 추진 중. 수익률이 낮은 사업을 잘라내고 핵심 사업에 집중하려는 의도인데 이건 좀 무섭다고 생각함. 파나소닉 무시하는 글들이 자주 보이는데, 산요전기(SANYO)를 인수한 파나소닉은 세계 최고의 리튬 이온 이차전지 회사이며, 테슬라가 파나소닉과 장기적인 협력 관계를 이어가는 데에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보여짐. 파나소닉과의 경쟁 심화도 경계해야 할 부분임.
반도체와 같은 '초격차' 산업이 아닌 배터리 산업은 향후 과거 디스플레이 시장과 비슷하게 흘러갈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함. 전체적으로 마진율은 감소하는 가운데 기술노선 및 경제적 초과이윤 확보를 위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
물론 해외 시장에서 중국을 견제하려는 각국 정부의 움직임(특히 탄탄한 중산층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수요를 보유한 유럽과 미국)이 중국 배터리 기업들의 글로벌 진출에 다소 제동을 걸 수는 있겠지만, 일시적일 뿐 상호 간 정산이 끝나고, 가이드라인이 설계되고 적용되어가며 긴장은 느슨해질 것.
지금까지 나름 잘 해왔지만, 2024년은 여러모로 한국 배터리 산업에게 어려운 한 해가 될 것 같다는 생각임.
사실 한국, 중국, 일본 배터리 업체들 모두 흐름을 읽고 투자 규모를 줄이며 대응전략을 수립 중에 있음.
만약 완성차 단에서 전기차 수요가 장기간 정체하거나 붕괴된다면, 상황은 더욱 어려워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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