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준 BTFP 종료 가능성
1분기 동안 부각되는 리스크 중 하나는 BTFP(Bank Term Funding Program) 종료 이슈로, 지난 11월 파월 연준 의장은 "1~3월에 이 제도를 어떻게 처리할지 결정하겠다”고 발언한 바 있음.
BTFP는 지난해 3월, 실리콘밸리은행(SVB)을 포함한 지역 은행들이 장단기 국채 수익률 폭등에 파산하자 연준이 금융 시스템 위기를 차단하기 위해 마련한 긴급 대출 프로그램임. 연준은 은행권이 예금주의 현금 인출 요구에 대응할 수 있도록 자금을 지원하기 위해 국채를 담보로 자금을 공급. BTFP의 만기는 최대가 1년이기 때문에 2024년 3월부터 만기가 도래할 예정임.
연준 데이터에 따르면, 2023년 3월 BTFP가 본격 도입된 이후 대출 잔액이 빠르게 증가하여 6월 말까지 1,000억 달러를 돌파하였으나, 그 이후 증가세가 둔화되었음. 그러나 최근 11월 1일(1,090억 달러)부터 BTFP 잔액이 급증하여 1/3일 기준 잔액은 1,412억 달러에 달하는 중.
11월 FOMC에서 제롬 파월 의장이 사실상 금리 인상이 종료되었음을 시사하면서 장단기 국채 수익률이 하락했고, OIS + 10bp로 계산되는 BTFP 금리의 이자 부담이 경감되며 자금 수요가 몰린 것으로 추정.
은행들의 액션을 보니 BTFP가 아비트라지(Arbitrage)의 기회로 활용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데, 금리인하 관측이 확산되는 가운데 국채금리가 내려가면서 BTFP로 얻은 자금을 다른 곳에서 돌려 차익 이익을 취하며 아비트라지를 누리고 있다는 것(BTFP의 금리는 OIS +10 bp로 계산되고, OIS는 국채금리 변동에 영향을 받음). 일부 전문가들은 금융기관들이 아비트라지에 BTFP를 활용하고 있다면, BTFP 폐지에 나름의 근거를 제공할 수 있다고 분석 중.
다만 3월에 만기가 도래함과 동시에 연준이 만약 BTFP를 폐지할 경우, 여전히 은행들의 미실현 평가손실이 거대한 상황에서 계속되는 양적긴축(QT)과 물가와 경기 등 거시경제 환경 및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계속되는 국채 발행에 따라 시중 유동성이 빠르게 위축될 수 있어 이 역시도 섣부르게 판단하기보단 연준의 Data-dependent 기조에 맞춰가야 하지 않나 생각 중.
감소하는 역레포(ONRRP)가 결국 TGA 프로세스를 거쳐 시중으로 돌아와 은행의 지준금과 Repo 시장을 지원한다 해도, 그 과정에는 일정한 시간이 걸리기에 거친 파도처럼 긴박하게 형성될 수 있는 유동성 위축 가능성에 연준으로서는 선제 대응할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
또한 참고로 작년 11월 초 미 재무부가 발표한 국채발행계획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채 발행 규모는 8,160억 달러에 달함. 현 미국 재무장관인 옐런의 “의회의 최고지출합의가 지난 6월 부채한도합의와 일치한다고 본다”는 발언으로 미뤄보면 적당한 속도 조절은 있겠으나 현재로선 여전히 공격적인 국채 발행이 예상되는 대목임(다만 양호한 경기로 세수가 많이 걷히고, '24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양당 간 대립이 심화된다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음).
2019년 유동성 경색을 경험하며 연준이 마련한 대기성 레포 제도(Standing Repo Facility)가 여전히 가동되고 있지만, 상황에 따라 BTFP의 만기 도래와 종료에 따른 여파를 무시할 수 없다고 생각함.
그동안 형성되어 있었던 시장의 3월 금리 인하 전망에는 이러한 맥락도 녹아져 있는 것 같음(3월 금리 인하 전망은 여전히 50% 이상). 그리고 최근 로건 총재가 언급한 QT 속도 조절 이야기도 연결해서 맥락을 살펴볼 필요가 있음.여러모로 향후 금리 및 QT 이슈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포인트일 것.
위에 언급한 이야기들을 연준도 인지하고 있을 것이니, 3월 결정에 따라 연준의 속내를 살펴볼 수 있을 것. 과연?
+ Michael Barr 연준 부의장이 BTFP는 어디까지나 비상상황에 대비해 만들어진 창구라며 3월 11일에 종료될 것이라 언급하였음. 중앙은행의 신뢰도 측면과 미국의 유동성 시스템이 건강하다는 것에 대한 표현이자 시장 아비트라지에 대한 대응이 아닌가 싶은데, 실제로 원만하게 폐지될지는 지켜봐야겠지만 폐지된다면 위에 언급한 대로 여러가지 주의할 사항이 있는만큼 흐름을 주시하며 연준이 관련 쿠션을 마련해놓는지 확인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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